시민이 지킨 대한민국을 광장에서 바라보며 독자 여러분, 마침내 탄핵이 인용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까지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환호했습니다. 12월 3일 이후 123일간, 광장에서 함께했던 시민들과의 시간은 제게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그 장면들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훗날, 다음 세대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강했고, 앞으로도 계속 진보할 것이다"라고 확신하게 되길 바라며.
광장은 넓었고, 시민은 강했으며, 우리는 서로를 지키는 공동체의 위대함을 체험했습니다.
그 모든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한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오늘은 그 역사적인 장면들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돌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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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 뉴욕에서도 울려 퍼진 시민의 목소리
집회는 단지 대한민국에서만 열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지의 시민들도 함께했습니다.
제가 아는 뉴욕의 지인이 주도한 집회는 뉴스에도 소개되었습니다. 맨해튼 32번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근처에서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외쳤습니다.
서울 광화문과 안국역, 그리고 뉴욕,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진 시민의 외침이 하나의 파도로 이어졌습니다. 그 파도는 결국 헌법을 무너뜨린 권력을 밀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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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 탄핵 전날 밤을 지킨 시민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키세스’ 기억하시나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을 거부하던 그날, 밤을 새우며 자리를 지킨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탄핵 전날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에서, 텐트에서 밤을 새우며 헌법을 지켰습니다. 이들은 일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전남, 충청, 경상도 등 전국 각지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온 시민들의 이야기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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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 길 위에 새겨진 마음들
광장엔 정당뿐 아니라 수많은 시민단체, 대학생, 미래세대가 함께했습니다. 이들은 아름다운 문구와 창의적인 표현으로 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내며 광장의 핵심 주체가 되었습니다.
수백, 수천 개의 깃발이 광장을 수놓았고, 각기 다른 깃발이지만 하나의 방향으로 함께 흔들리며 우리의 광장을 더욱 다채롭고 웅장하게 만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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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 사람사는 세상, 행동하는 양심
광장 끝에서 광장 앞으로 이동하던 중, 마터란 분께서 저에게 바람개비를 건네주셨습니다.
그분은 평소에도 자원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이 바람개비를 나누신다고 했습니다.
민주여성은 광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그들에게도 수많은 바람개비가 전해졌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으로 거리로 나온 시민, 그 힘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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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 탄핵 인용 후, 다시 광화문으로
탄핵 당일 밤, 왠지 모르게 다시 광화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천막들이 철거된 빈 광장, 그러나 그곳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역사를 떠올리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달빛 아래 조용한 광화문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정말,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섬기는 것이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한 천막 속에 남아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분이셨고, 원래는 국민의힘 지지자셨지만, 참사 이후 민주당의 문을 두드렸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의 아픔과 절규를 마주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꼈고, 오히려 우리를 격려해주신 그 마음에 깊은 감사와 죄송함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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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6 – 문형배 재판관의 판결문
가슴에 깊이 남는 판결문의 일부를 공유드립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은 것입니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을 동원하여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민국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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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7 – 민주공화국의 주인
여러분이 바로 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지켰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나갑시다.
오늘,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헌법의 문장입니다.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김지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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